벙커 힐 커뮤니티 칼리지, 트럼프 행정부 이민 정책 여파로 해외연수 전면 취소

by 보스톤살아 posted 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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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로 인해 올여름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하고, 학생 안전을 고려해 미국 내 대체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

트럼프 행정부 이민 정책 여파로 해외연수 전면 취소

 

학생 안전 우려…올여름 미국 내 프로그램으로 대체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Bunker Hill Community College)가 올해 여름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WBUR의 2025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이민 정책 변화에 대한 검토 끝에 내려진 것으로, 학교 측은 지난주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대학 대변인은 월요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연수 취소 사실을 확인하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이라며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국가 이민 정책 및 집행 방식의 변화, 그리고 여행 제한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올해 연수 프로그램을 미국 내 교육 경험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는 올해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코스타리카, 가나, 일본, 케냐, 파나마 등 5개국에서 1~2주 일정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약 60명의 학생이 참여해 야생동물 보호, 생태학, 조직 문화 등을 배우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인해 모든 해외 학습 기회가 중단되면서, 학생들은 국내에서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인해 미국 내 고등교육 기관에서도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매사추세츠대학교 찬 의과대학(UMass Chan Medical School)의 생의학 박사 과정에 합격한 학생 수십 명이 연방 기금 문제로 인해 입학이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는 비슷한 재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규 채용을 동결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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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등록하는 모습.

 

 

 

이번 결정은 특히 미국 시민이 아닌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의 전체 학생 중 국제 학생은 약 7%를 차지하며, 일부 학생들은 이번 여름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2002년부터 코스타리카 연수를 이끌어 온 벙커힐 생물학 교수 스콧 벤자민(Scott Benjamin)은 "학교 측이 해외로 떠났다가 돌아올 때 학생들이 미국에 재입국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학생 보호를 위해 신중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여행 금지 대상 국가 목록 초안이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벤자민 교수는 "학교의 신중한 결정을 지지하지만,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만큼, 이를 취소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스타리카 연수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과학적 야외 연구 경험을 제공하고, 동물 개체 수 조사, 식물 식별, 원주민 공동체와의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 페인트칠, 아동 독서 지도와 같은 봉사 활동에도 참여해 왔다.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생 중 45%는 연방 학자금 지원제도인 '펠 그랜트(Pell Grant)' 대상자로, 대부분이 장학금을 통해 해외연수를 경험해 왔다. 펠 그랜트는 미국 연방 정부가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무상 학자금 지원 프로그램으로, 학부 과정 학생들에게 지급되며 반환할 필요가 없다. 지원 대상은 학생과 가족의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2024-2025 학년도 기준으로 최대 지원 금액은 약 $7,395이다. 이 금액은 등록금, 교재비, 생활비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대학과 커뮤니티 칼리지 모두에서 활용 가능하다. 학교 측에 따르면, 벙커힐 학생들은 연수 비용 중 750달러만 부담하면 되며, 이 금액도 재정 지원을 통해 감면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취소 결정으로 인해 이러한 기회가 사라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벙커힐 커뮤니티 칼리지는 4년제 대학과 달리 학기 또는 1년 단위의 장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상당수가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가정을 돌봐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짧은 해외연수가 유일한 글로벌 학습 기회였다. 학교 측은 향후 해외연수 프로그램 재개 여부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