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럼비아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 시위자들이 2024년 4월 30일 화요일, 뉴욕에서 캠프를 차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컬럼비아대학 4억 달러 지원금 전격 취소
반유대주의 대응 부족 이유로 대학과 계약 해지
2025년 3월 7일, 트럼프 행정부는 컬럼비아대학교와 체결된 4억 달러 규모의 계약과 보조금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대학의 대응에 따른 것으로, 연방 정부는 대학의 조치를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행정부는 5일 전, 컬럼비아대학과 체결된 5,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중단을 검토 중이라는 발표와 함께, 앞으로 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연방 보조금의 자격 재검토도 예고했다. 컬럼비아대학은 의료 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와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형 대학으로, 이번 결정이 미칠 파장은 크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들에 대해 반유대주의 대응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캠퍼스 내에서 반유대주의 성향을 보인 대학들에 대한 연방 자금 삭감을 추진해왔다. 컬럼비아대학은 그 첫 번째 목표가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대학의 캠퍼스 내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반유대주의 논란이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컬럼비아대학교는 최근 반유대주의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캠퍼스 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은 새로운 징계위원회를 설립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 또한, 대학은 교육 및 연구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정부의 요구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되었다. AP통신(2025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교육부 장관 린다 맥매혼(Linda McMahon)은 성명에서 "컬럼비아대학교는 연방 차별 금지 법규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대학이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컬럼비아는 더 이상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를 보호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맥매혼 장관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서 컬럼비아대학의 임시 총장 카트리나 암스트롱(Katrina Armstrong)과 생산적인 회의를 가졌다고 언급하며, 앞으로 대학과 협력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린다 맥매혼(Linda McMahon),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교육부 장관 지명자가 2025년 2월 13일 목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건강, 교육 및 노동 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은 정부의 결정을 깊이 받아들이며, 이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컬럼비아대학의 법적 의무를 진지하게 여기며, 이번 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반유대주의와의 싸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은 이번 발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취소된 자금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할 계획이다. 다만, 컬럼비아대학은 이번 결정이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 학술 활동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부가 대학 내 자유로운 발언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뉴욕시민자유연합(NYCLU)의 도나 리버먼(Donna Lieberman) 사무총장은 "이 조치는 대학들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도록 강요하는 불법적인 정부의 시도"라며 비판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같은 학생들의 정치적 발언이 이번 결정의 주요 쟁점이 되었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과 변호사들은 이번 징계 조치가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유대인 학생 단체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컬럼비아/Barnard 힐렐(Jewish student group)의 브라이언 코헨(Brian Cohen) 전무이사는 "이 결정은 컬럼비아 행정부와 이사회가 반유대주의 문제와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다루도록 하는 중요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학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여러 시위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23년 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격화되면서 학생들이 캠퍼스 건물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개입하여 수십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시위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은 반인륜적인 행위"라며 그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대학 내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결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방 정부의 검토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배경으로 반유대주의 대응이 미흡한 대학들에 대해 연방 자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반유대주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