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60일 휴전 연장과 핵 협상 개시에 잠정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를 도출했다. 그러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에 이견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과 현지의 산발적인 무력 충돌이 공식 발효의 최대 난제로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왼쪽)이 2026년 5월 27일 워싱턴 DC 백악관의 국무회의실(캐비닛 룸)에서 열린 내각 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의 펜 끝에 걸린 중동 평화
미·이란, ‘60일 휴전 연장·핵 협상’ 극적 잠정 합의
3개월 전면전 끝 프레임워크 도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담겼으나 ‘트럼프 최종 승인’ 난제로 남아
지난 3개월간 전면전의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휴전 연장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는 양해각서(MOU) 초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의 오랜 유혈 충돌을 멈추고 본격적인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워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정계와 외교 전문 매체인 에이엑시오스(Axios)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양측 실무 협상단은 화요일까지 세부 조항 조율을 마쳤으며 이란 지도부 역시 해당 내용을 최종 승인하고 서명할 준비를 마쳤다고 중재국에 통보한 상태다.
합의안의 핵심은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전 세계 경제의 핏줄을 다시 뚫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AP 통신이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타전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서명 후 30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고 국제 상선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이에 상응해 이란 항구에 대한 해군 봉쇄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 제한을 일부 완화하고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등 경제적 제재 완화와 인도주의적 지원책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이란 역시 이번 임시 프레임워크를 통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핵심 약속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26년 5월 27일 워싱턴 DC 백악관의 국무회의실(캐비닛 룸)에서 열린 내각 회의 중 피트 헥세스 미국 전쟁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잠정 합의가 공식 발효되기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이라는 가장 큰 난관이 남아있다. 커트하우스 뉴스(Courthouse News Service)는 미국 고위 관료의 말을 빌려 실무진의 극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이틀 정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파악한 이란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비축물량을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으로 이송해 보관하는 방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백악관의 최종 승인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더욱이 협상 테이블 밖의 현장 상황은 당장이라도 합의를 깨뜨릴 만큼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 남부에서 위협적인 공격용 드론을 격추하자, 이에 반발한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기지가 위치한 쿠웨이트 영토를 향해 탄도 미사일 보복 공습을 감행하는 등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양국이 서로를 향해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거칠게 비난하는 와중에도 실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은 이제 중동의 운명을 쥔 트럼프 대통령의 펜 끝으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