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미국 식료품 물가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쇼크뿐만 아니라 무역 관세와 이상 기후가 맞물리며 전방위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비료 가격 폭등과 공급망 지연의 여파가 하반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며 가계 경제에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6년 5월 11일 월요일,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 Tenn.)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신선한 생선을 살펴보고 있다.
기름값은 핑계? 당신의 식탁이 비싸진 진짜 이유
전쟁·관세·기후의 ‘삼중고’... 단순 에너지 쇼크 넘어선 식료품 대란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달 식료품점에서 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휘발유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상승의 배경이 훨씬 더 복합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화요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가정용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하며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외식 물가를 포함한 전체 식품 가격 또한 지난 1년간 3.2% 상승하며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26년 5월 11일 월요일,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 Tenn.)의 한 식료품점에 진열된 신선한 생선들.
에너지 쇼크는 공급망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 공급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차단되면서, 농산물 운송의 핵심인 디젤 가격이 1년 전보다 61% 폭등했다. 미시간주 앤아버(Ann Arbor, Michigan)에서 '스패로우 마켓(Sparrow Market)'을 운영하는 레이먼드 캠피스(Raymond Campise)는 공급업체들이 배송료에 연료 할증료를 추가해 마진이 적은 독립 마켓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 전문가들은 이러한 생산 및 운송비 상승이 소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3~6개월이 걸리는 만큼, 하반기에 더 큰 물가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년 5월 11일 월요일, 오리건주 포틀랜드(Portland, Ore.)의 한 식료품점 청과물 코너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물가 상승의 원인은 에너지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신선 과일 및 채소는 6.5%, 육류는 8.8% 올랐는데, 이는 무역 정책과 이상 기후의 영향이 컸다. 2025년 7월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산 토마토 관세(17%) 부과 이후 토마토 가격은 40% 폭등했으며, 서부 가뭄으로 쇠고기와 커피 가격도 각각 15%, 18.5% 상승했다. 반면 달걀은 조류 인플루엔자 극복 후 공급이 늘며 39% 급락했고, 우유와 버터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산 업계는 치솟는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출항을 포기하는 어선이 늘어나는 등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식품 물가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며, 전 세계 비료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도 농작물 가격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Reuters) 통신은 비료 가격이 불과 몇 주 만에 최대 40% 급등했다고 보도했으며, 폭스 비즈니스(Fox Business)는 포장재와 냉동 창고 유지비 등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을 우려했다. 블룸버그(Bloomberg)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의 가장 민감한 영역인 '식탁'을 직접 위협하며 소비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