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예고로 인해 39년 만의 헌법 개정안 상정을 포기하고 모든 절차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 예정이었던 국민투표가 무산되면서, 투표를 신청했던 보스턴 등 재외국민들의 참정권 행사 기회도 사라지게 되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본회의에서 산회를 선언한 뒤 눈물을 닦으며 퇴장하고 있다.
39년 만의 개헌 시도 결국 무산
우원식 의장 "재외국민께 죄송" 고개 숙여
비상계엄 요건 강화 담은 개헌안 상정 포기… 보스턴 재외국민 투표 기회도 '박탈'
39년 만에 추진된 대한민국 헌법 개정 시도가 정쟁의 벽에 부딪혀 결국 멈춰 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한국시간)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개헌을 위한 모든 절차의 중단을 발표했다. 이는 야당인 국민의힘이 개헌안을 포함한 본회의 모든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예고함에 따라, 정상적인 안건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특히 우 의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참정권 행사가 무산된 재외국민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우 의장은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선거인단에 등록해 주신 재외국민 여러분과 관계기관에도 유감의 뜻을 표하며, 국회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개헌안 좌절에 울분 토한 우원식 의장‥"국민의힘, 역사의 죄인 될 것" (2026.05.08/뉴스데스크/MBC)

8일(한국시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안 상정 무산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굳은 표정으로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스턴(Boston)을 포함한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던 재외국민들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개헌 투표를 위해 이미 재외선거인 등록 및 국외부재자 신고를 마친 보스턴 지역 한인들이 많았던 만큼, 지역 사회에서는 "투표의 기회조차 정쟁으로 사라졌다"는 허탈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어떻게든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으나,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의 의사진행이 소용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비상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어제 투표 불참으로 무산시킨 데 이어, 오늘은 무제한 토론으로 맞서고 있다”며 야당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로써 오는 6월 3일(한국시간)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려던 개헌 국민투표는 최종 무산됐다.

우원식 의장의 발언 도중 송언석 원내대표의 날 선 고성이 본회의장을 가득 채우면서, 여야 간의 극한 대립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동시에 여당의 운영 방식을 비웃는 듯한 냉소적인 웃음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개헌안은 '권력구조 개편' 같은 첨예한 쟁점은 제외하고,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안을 먼저 처리하는 ‘단계적 개헌’을 지향했다. 주요 내용은 헌법 전문에 부마(Buma)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고, 대통령의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전원 불참하고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면서,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
개헌 절차가 중단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개헌을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해 막은 행위는 이후 국민으로부터 큰 지탄과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개헌을 선거용 정략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는 개헌안 강행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그저 야당이 반대했다는 기록이 필요해서 개헌안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보스턴 지역의 한 유권자는 "고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까지 마쳤는데, 국회가 재외국민의 정성을 외면한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수백만 달러($) 규모의 행정 예산이 소요되는 절차가 무산됨에 따른 정치·사회적 손실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