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2026년 오스카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증명했다. 주제가 ‘골든(Golden)’과 공연에 참여한 K팝 아티스트들은 할리우드 무대에서 K팝의 존재감을 공식적으로 각인시켰다. 레이 아미(Rei Ami), 이재(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가 2026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골든(Golden)’을 공연했다.
K팝, 할리우드를 뒤흔들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스카 2관왕 쾌거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주제가상 동시 석권
한국 대중문화, 미국 영화산업 중심에 서다
미국 영화산업의 상징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넷플릭스(Netflix)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2026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Best Animated Feature)'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K팝을 중심으로 한 한국 문화가 할리우드 중심 무대에 올라섰다.
현지시간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98th Academy Awards)은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가상의 K팝 그룹 헌트릭스(HUNTR/X)와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작품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특히 헌트릭스의 목소리를 맡은 에자이(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 레이 아미(Rei Ami)는 수상곡 ‘골든(Golden)’을 무대에서 선보이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Golden)’ – 제98회 오스카 라이브 공연 (abc)
이번 수상은 한국계 창작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공동 연출과 각본을 맡은 매기 강(Maggie Kang)과 제작자 미셸 웡(Michelle Wong)은 애니메이션 장편상 부문에서 수상한 최초의 한국계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애플한스(Chris Appelhans)와 함께 무대에 올라 기쁨을 나눴다.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라이프스타일 매체인 베니티 페어(Vanity Fair)는 매기 강 감독의 수상 소감을 조명하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매기 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함께해준 팬들과, 나와 같은 모습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런 영화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은 한국과 전 세계 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한리(Yu Han Lee), 이재(Ejae), 곽중규(Joong Gyu Kwak), 남희동(Hee Dong Nam), 서정훈(Jeong Hoon Seo)이 ‘골든(Golden)’ 무대를 선보이며 최우수 주제가상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강매기(Kang), 크리스 애플한스(Appelhans), 미셸 L.M. 웡(Michelle L.M. Wong).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은 스토리텔링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이야기는 문화와 국경을 넘어 인간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전 세계의 젊은 영화인과 예술가, 음악가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표현하라”고 격려했다. 이어 “세상은 이미 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수상을 넘어, K팝이 글로벌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해 그래미 시상식에서도 ‘골든’은 시각매체를 위한 최우수 노래상을 수상하며, K팝 곡으로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K팝은 전 세계 공연장을 매진시키고 음악 차트를 장악하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해왔지만, 할리우드는 이를 일정 부분 거리감을 두고 바라봐 왔다. 한국 대중문화의 독특한 미학과 아이돌 시스템은 오랫동안 미국 영화산업의 주류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됐다. 특히 오스카 시상식은 이러한 문화적 경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무대였다.

레이 아미(Rei Ami), 이재(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가 K팝 그룹 헌트릭스(HUNTRIX)로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상은 이러한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시상식 이전부터 이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공개 이후 6개월 만에 4억8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기존 기록 보유작 ‘레드 노티스(Red Notice)’를 넘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로 등극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각종 밈(meme)이 확산되고, 틱톡(TikTok)에서는 영화 속 안무가 전 세계적으로 재현됐으며, 팬아트는 서울(Seoul)부터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까지 퍼졌다.
음악적 성과 역시 눈부셨다. 영화의 중심곡 ‘골든’은 2025년부터 2026년 초까지 글로벌 팝 시장을 주도했다.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10억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했으며, 빌보드(Billboard) 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총 8주 동안 1위를 유지했다. 특히 여성 K팝 관련 그룹의 곡으로는 최초로 이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EJAE).
또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번 수상을 한국 문화의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이번 성과를 두고 “한국 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도약한 기념비적 순간”이라고 전했으며, 오스카 무대에서 펼쳐진 ‘골든’ 공연이 글로벌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일부 외신과 팬들 사이에서는 수상 소감 도중 발언이 중단된 장면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오며, K팝의 위상에 걸맞은 대우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랫동안 미국 영화산업은 아시아를 주로 시각적 영감의 원천으로 바라봐 왔다. 그러나 이번 오스카 수상은 이러한 인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한국 대중문화는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세계 문화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26년 오스카 시상식은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K팝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글로벌 문화임을 선언한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골든’의 성공과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이라는 결과를 넘어, 이날 밤 할리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현대 대중문화 중 하나가 할리우드 밖에서 탄생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