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치솟는 의료비 부담이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민주당은 이를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공화당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 캐서린 클라크(Katherine Clark, D-Mass.), 하원 소수당 원내총무, 뉴욕주 하원 소수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D-N.Y.),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피트 아길라(Pete Aguilar, D-Calif.) 민주당 의원총회 의장이 2025년 10월 22일 워싱턴 의사당(Capitol)에서 열린 보건의료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의료비가 표심을 흔든다
보조금 종료·메디케이드 삭감 속 민주당 ‘건강보험 공세’, 공화당은 개혁 필요성 강조
미국 정치에서 의료비 문제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이민, 인플레이션, 외교 갈등 등 다양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체감 부담이 큰 보건의료 이슈에 집중하며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지난해 향후 10년간 약 1조 달러 규모의 메디케이드(Medicaid) 예산을 삭감하고, 건강보험개혁법(ACA·Affordable Care Act) 하에서 보험료를 낮춰주던 코로나19 시기 보조금 연장을 거부한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경영난에 처한 병원과 보험료 인상에 직면한 가계의 사례를 전면에 내세우며, “의료비 부담은 생존의 문제”라는 메시지를 선거 국면에서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2025년 11월 12일 워싱턴 의사당(Capitol) 하원 계단에서 민주당이 정부 셧다운 종료를 위한 투표 전, 보건의료 재원 문제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연단(Apodium)이 세팅되어 있다.
조지아주의 민주당 상원의원 존 오소프(Jon Ossoff)는 의료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대표적 인물이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의료 이슈가 과거와 달리 당에 불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전 선거구에서 활용 가능한 강력한 카드가 됐다고 평가한다.
공화당은 이에 대해 의료 지출 급증을 억제하고 낭비와 사기, 남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반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자들이 할인된 처방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웹사이트를 출범시키며 ‘비용 절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도 의료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종합 대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도 민주당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보건의료 연구기관 KFF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1이 의료비를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료품이나 주거비 부담에 대한 우려보다 높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2026년 2월 5일 목요일, 워싱턴 백악관 캠퍼스 내 올드 아이젠하워 행정청사(Old Eisenhower Executive Office Building)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움에서 ‘트럼프Rx(TrumpRx)’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처럼 메디케이드를 확대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ACA 보험 의존도가 높아, 보조금 종료에 따른 무보험자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6년 조지아주의 ACA 가입자는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료 이슈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깨진 시스템에 돈만 투입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안 없이 보조금 종료를 방치한 것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한다.
치솟는 의료비를 둘러싼 공방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유권자들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의료비 부담’이 어느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