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미국 식이 지침은 학교 급식과 연방 식품 지원에도 영향을 주면서, 단백질과 건강 지방, 전체 식품을 우선하고, 통곡물은 하단에 배치하며, 가공식품과 첨가당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해 기존 곡물·저지방 중심 식단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 식단 대전환…“통곡물보다 고기·건강 지방 먼저”
케네디 장관 주도 새 식이 지침 발표, 학교 급식·연방 식품 지원에 영향
가공식품·포화지방 논란 이어져
미국 보건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이끄는 새로운 '미국인 식이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이 기존 식품 피라미드를 뒤집고, 전체 식품과 단백질, 건강한 지방을 우선하도록 권고했다고 AP통신 보도가 전했다. 이번 지침은 통곡물과 저지방 유제품 중심의 기존 마이플레이트(MyPlate) 모델에서 벗어나, 붉은 고기와 전지방 유제품을 포함한 전체 식품을 강조한다. 케네디 장관은 수요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농업부 장관 브룩 롤린스(Brooke Rollins)와 함께 “내 메시지는 명확하다. 실제 음식을 먹으라(Eat real food)”고 말했다.
미국인 식이 지침은 5년마다 갱신되며,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식이 관련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실제 지침을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지침은 '국가학교급식(National School Lunch Program)'과 연방 식품 지원 프로그램 등 연방 정책의 근간이 되며, 매일 약 3천만 명의 아동에게 제공되는 학교 급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케네디 장관은 오랜 기간 미국 식품 공급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미국 건강 회복(Make America Healthy Again)' 정책을 추진해왔다.

새 식이 지침은 소비자들에게 추출된 식품 성분으로 만든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피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절반이 식습관 관련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미국에서도 실제로 지침을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피라미드 비교: 과거 vs 현재 - 기존 피라미드(1992년): 통곡물과 저지방 유제품 중심, 육류와 지방은 제한, 설탕·기름 최소화. 새 피라미드(2025~2030년): 단백질, 붉은 고기, 전지방 유제품, 건강 지방, 과일·채소 우선, 통곡물은 하단, 가공식품·설탕 제한.
이번 지침은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고도로 가공된 식품(highly processed foods)'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도록 권장하며 칩, 쿠키, 사탕 등 포장·즉석식품을 피할 것을 안내했다. 초가공식품은 미국 식단에서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당뇨와 비만 등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침을 작성한 20명의 영양 전문가 패널은 연구의 질과 인과관계 불확실성 때문에 구체적인 권고는 내리지 않았다. 보스턴 아동병원 내분비학자 데이비드 루드윅(David Ludwig) 박사는 “모든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며, 단백질과 지방 가공은 유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 지침은 기존 포화지방 제한도 완전히 철회하지 않고, 전체 식품 형태의 포화지방(육류, 전지방 유제품, 아보카도 등)을 선택하도록 하면서도 하루 총 칼로리의 10% 이하로 제한하도록 했다. 버터와 쇠지방 사용도 일부 허용됐다. 케네디 장관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포화지방이 심장질환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며 기존 제한을 ‘교리(dogma)’로 지적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대 영양학자 크리스토퍼 가드너(Christopher Gardner)는 “붉은 고기와 포화지방을 우선 순위로 둔 새로운 피라미드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배치된다”고 우려했다.

18개월 된 애기가 엄마에게 안겨 있으면서, 목요일 워싱턴 보건복지부 본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표한 영양 정책과 관련해 수정된 식품 피라미드 하단의 빵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단백질 권장량도 기존보다 크게 늘렸다. 이전에는 체중 1kg당 0.8g, 즉 68kg 성인은 하루 약 54g 단백질을 권장했으나, 새 권고는 1.2~1.6g/kg으로 사실상 2배 수준이다. 평균 미국 남성은 현재 하루 약 100g을 섭취하고 있다. FDA 장관 마카리(Marty Makary)는 “이전 권고는 건강 유지를 위한 최소 기준이었다”며 이번 지침이 단백질 섭취를 높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심장협회는 전체 곡물, 과일, 채소 섭취를 권장하면서도 단백질은 식물성, 해산물, 저지방 육류를 우선하도록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 지침은 첨가당 섭취를 제한하며, 한 끼 식사당 10g(약 2티스푼) 이하로 줄일 것을 권장했다. 이전 지침은 2세 이상은 하루 총 칼로리의 10% 미만, 2세 미만 아동은 첨가당 금지를 권고했다. 미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하루 약 17티스푼이다. 한편, 알코올 제한은 완화되어 여성 하루 1잔, 남성 하루 2잔 제한 대신 “건강을 위해 적게 섭취하라”는 모호한 문구로 바뀌었다. 임신부, 알코올 문제 회복자, 절제 불가능한 사람은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새로운 식품 피라미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영양 지침에서 붉은 고기와 포화지방을 우선시하는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와 증거에 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전체 식품 중심, 정제 탄수화물 제한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붉은 고기와 포화지방 권장에는 비판적이다. 마리온 네슬(Marion Nestle) 영양학자는 “이대로 따르면 칼로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고, FDA 전임 위원 데이비드 케슬러(David Kessler)는 “음식은 약이다(Food is medicine)”라며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미국 식이 지침 개정'은 학교 급식과 연방 식품 지원 정책, 일반인의 식습관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며, 가공식품, 포화지방, 단백질 섭취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