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가족, 양육·이민 갈등에 휘말리다

by 보스턴살아 posted Dec 05, 2025 Views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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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리비트 백악관 대변인의 오빠 마이클 리비트와 브라질 출신 전 연인 브루나 페헤이라 사이의 11세 아들 양육권 분쟁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페헤이라는 ICE에 체포돼 구금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가족 갈등을 넘어 백악관 대변인 가족과 연방 이민 정책이 맞물린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비트가 12월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가족, 양육·이민 갈등에 휘말리다

브라질 출신 전 연인 ICE 구금 이후 불거진 의혹…복잡한 갈등의 전말

 

 

 

 

뉴햄프셔(New Hampshire)와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경계 인근의 시골 마을에서 중고차 매장을 운영해온 리비트(Leavitt) 가족은 자동차와 아이스크림 판매로 지역에서 알려진 가족이었다. 이 가족의 딸 캐롤라인 리비트(Karoline Leavitt)는 뉴햄프셔 출신으로, 올해 초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되며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매장 안에는 폭스뉴스(Fox News)가 크게 틀어져 있고, 벽에는 소유주 밥·에린 리비트(Bob & Erin Leavitt)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을 만큼 정치적 성향도 선명하다. 그러나 임명 10개월 만에 ‘불법 이민 단속’ 이슈가 가족 내부의 사적 갈등과 맞물리며 예상치 못한 논란이 가족을 덮쳤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캐롤라인의 오빠 마이클 리비트(Michael Leavitt·35)의 전 연인이자, 두 사람이 함께 둔 11세 아들의 어머니인 브라질 출신 브루나 페헤이라(Bruna Ferreira·33)다. 보스턴 공영 라디오 방송 WBUR의 12월 4일 보도에 따르면, 페헤이라는 지난 11월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돼 루이지애나(Louisiana)의 구치시설에 수감돼 있다. ICE는 그녀가 1999년 만료된 비자 이후 초과 체류했고 과거 폭행 혐의로 체포된 기록이 있다고 밝혔지만, 변호인은 그러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반박했고, 그녀가 DACA(어린 시절 입국 이민자 추방유예) 신분을 갱신하지 못해 체류 자격을 상실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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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뉴햄프셔) 플레스토우(Plaistow)에 있는 리비트 오토 앤 트럭(Leavitt Auto and Truck).(사진: 제시 코스타/WB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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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Atkinson, N.H.)에 있는 리비트 가족의 아이스크림 가게 (사진: 제시 코스타/WBUR)

 

 

페헤이라 측은 “리비트 가족과 갈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WBUR이 확보한 법원 기록·경찰 보고서·가족 간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전 연인 관계가 끝난 뒤 양측은 수년간 치열한 양육권 분쟁을 이어왔으며,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에는 ‘이민 당국에 신고하겠다’는 말까지 오갔던 정황이 드러난다. 두 사람은 2014년 아들을 얻으며 한때 약혼 관계로 소개되기도 했지만, 이듬해 결별했고 마이클은 “페헤이라가 아들을 데리고 사라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반대로 페헤이라는 “마이클이 자신을 이민 당국에 신고해 추방시키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법원은 마이클에게 임시 단독 양육권을 부여했으며, 잠시 공동 양육에 합의했지만 2020년과 2021년까지 법정 공방은 이어졌다. 결국 2021년 법원은 평일 양육권을 마이클에게, 페헤이라에게는 월 세 차례 주말 양육권만 허용했다.

 

사건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2022년 페헤이라가 거주하던 콜하셋(Cohasset)의 폐가 ‘캐슬(Castle)’에서 벌어진 실종 신고였다. 당시 그녀가 주소지로 기재한 이 건물은 사실상 방치된 7,500제곱피트 규모의 폐가였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천장과 창문이 부서진 데다 음식이나 침대조차 없는 비위생적 환경이었다. 인근 주민의 ‘불법 거주자’ 신고도 접수된 가운데, 아들은 외할머니를 통해 리비트 가족에게 전달됐고 뉴햄프셔 경찰은 아이가 조부모와 함께 안전하게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아동 방임 의혹으로 51A 보고서를 아동·가족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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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리비트는 인스타그램에 “엄마, 아빠 ❤️ 늘 사랑과 응원에 감사해요.”라는 글과 함께 부모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마이클은 “아들을 위해 어머니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지만, 페헤이라가 ICE에 체포되자 “리비트 가족이 신고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과 마이클은 “백악관과의 연결을 이용한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며, 오히려 페헤이라의 여동생에게 “자진 출국이 향후 재입국 가능성을 높인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페헤이라의 여동생은 “브루나는 사실상 미국인”이라고 반박하며,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3만6,000달러 이상을 모금해 법적 대응을 돕고 있다.

 

캐롤라인 리비트는 기자회견에서도 이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불법 이민자는 모두 추방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강조했다. 백악관과 국토안보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단순한 전 연인 간 양육 분쟁으로 보였던 사건이 뉴햄프셔 출신 대변인 가족과 연방 이민 정책이라는 공적 영역으로까지 번지며 예상치 못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