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사추세츠에서는 스포츠용품 등 레저 관련 소비세를 자연 보전 기금으로 전환해 매년 1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려는 주민투표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녹지와 수자원 부족을 해소하고 공원·산책로 조성부터 기후 대응까지 다양한 자연환경 개선에 투자하기 위한 노력으로, 환경단체와 관련 기관들이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세금이 숲을 살린다
매사추세츠 ‘1억 달러 자연보전 펀드’ 추진
60여 환경단체 연합, 주민투표안 제출,
레저 소비세를 공원·수자원·녹지 확충에 전환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에서 자연 보전과 야외 레크리에이션 공간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재원 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60여 개 이상의 환경‧자연보호 단체로 구성된 연합은 내년 선거에서 다뤄질 주민투표안이 통과될 경우 매년 1억 달러(USD) 이상을 자연 보전 기금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안을 ‘물과 자연 보호(Protect Water and Nature)’ 이니셔티브로 명명하고, 스포츠용품·레크리에이션 차량·골프장 이용 등에 부과되는 매사추세츠 판매·사용세를 자연환경 보전 기금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조디 발렌타(Jodi Valenta) 트러스트 포 퍼블릭 랜드(Trust for Public Land) 매사추세츠 책임자는 이 제안이 조지아(Georgia)의 성공 사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에서는 2018년 스포츠용품 등에서 발생하는 기존 소비세를 보전기금으로 돌리는 개헌안이 380만 표 중 8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발렌타는 “깨끗한 물, 자연 접근성, 야외 활동의 가치는 지역과 정치 성향을 넘어 모든 시민이 공감하는 공통의 관심사”라며 매사추세츠에서도 높은 지지 가능성을 전망했다.

데이비드 오닐(David O'Neill) 매스 오디본(Mass Audubon) 회장 겸 CEO가 12월 1일 월요일, ‘물과 자연 보호(Protect Water and Nature)’ 주민투표안을 지지하는 집회에서 주의사당(State House)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주민투표안이 승인되면 첫해에는 관련 세수의 절반이, 둘째 해부터는 스포츠용품·레저 차량·골프장 관련 판매세 전액이 보전기금으로 편입된다. 다만 MBTA(매사추세츠교통청)와 학교 건설 신탁기금에 이미 배정된 판매세 수입은 제외된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는 2025 회계연도에 90억 달러가 넘는 판매·사용세를 징수했으며, 2022년 기준 주민들의 스포츠용품 소비액만 약 25억 달러에 달한다. 캠페인 측은 지난달 발의 마감 전에 10만 개가 넘는 서명을 모았고, 이 중 9만 개 이상이 타운 서기관(clerks)의 검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명 검토는 국무장관 윌리엄 갈빈(William Galvin) 사무실로 넘어갔으며, 이후 매사추세츠 의회가 최종적으로 주민투표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찰리 베이커(Charlie Baker) 전 주지사 시절 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지낸 케이티 테오하라이디스(Katie Theoharides) 트러스티스 오브 리저베이션스(The Trustees of Reservations) 대표는 녹지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주민투표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WBUR의 12월 1일 보도는 전했다. 그는 “보스턴(Boston)은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 녹지 비율이 가장 낮은 편”이라며 “기금이 조성되면 식수원 보호부터 강·하천·호수·해안 관리, 농지·산림 보전, 원주민 문화유산이 깃든 자연 자원 보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원과 산책로 조성, 녹지 확충, 야외 활동 공간 관리, 기후 회복력 강화에도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오하라이디스 대표는 이어 “야외 레크리에이션 산업은 매사추세츠에서 13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산업”이라며 “이 산업이 이제 주 전역의 자연 보전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과 공기 보호, 기후 변화 대응 등 매사추세츠 곳곳에 시급한 과제가 많다”며 이번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