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안드로이드가 프레데터를 제압한다 - 엘르 패닝의 이색 연기대결

by 보스턴살아 posted Nov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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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는 몸이 둘로 나뉜 안드로이드 티아(엘르 패닝)와 젊은 프레데터 덱의 기괴하고도 유쾌한 동행을 그리며, 극한의 액션과 유머, 감정적 서사를 동시에 담아낸다. 티아는 안드로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공감과 감정을 보여주며, 영화 전체의 몰입과 매력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한다. 20세기 스튜디오가 공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의 한 장면으로, 엘르 패닝(Thia 역, 좌측)과 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Dek 역)가 등장한다. (20th Century Studios/디즈니)

 

 

 

 

 

반쪽짜리 안드로이드가 프레데터를 제압한다

엘르 패닝(Elle Fanning)의 이색 연기대결이 빛나는 SF액션 ‘프레데터: 배드랜즈’

 

 

 

 

 

영화 'Predator: Badlands'는 배우 엘르 패닝이 몸이 둘로 나뉜 안드로이드 ‘티아(Thia)’ 역을 맡아 시리즈 사상 보기 드문 역할을 연기하며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그녀는 상체와 하체가 각각 분리되어 움직이는 인공생명체로, 영화 대부분을 두 조각으로 존재하면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영화는 ‘프레데터’ 세계관에서 아홉 번째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감독 겸 공동각본을 맡은 Dan Trachtenberg은 젊고 혈기 넘치는 프레데터 ‘덱(Dek)’과 티아라는 힙한 안드로이드를 엮어 ‘괴수 사냥’이라는 액션 구조 위에 색다른 정서적 요소를 얹었다. 그는 전작 Prey(2022)와 애니메이션 Predator: Killer of Killers(2025)로 다져놓은 감각을 이번 신작에서도 드러낸다.

 

 

영화 'Predator: Badlands'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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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redator: Badlands' 포스터.

 

 

 

이야기는 덱이 속한 클랜에서 ‘루저’로 치부되며 집안의 수치로 몰리는 데서 출발한다. 아버지는 그에게 사냥에 나서라는 명령을 내리고, 덱은 은하계에서 가장 무서운 괴수인 ‘칼리스크(Kalisk)’가 있는 행성 제나(Genna)로 향한다. 그곳은 날아다니는 공룡이 바위를 던지고, 유리 조각 같은 풀과 사냥하는 나무뿌리가 가득한 지옥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덱은 반으로 나뉜 안드로이드 티아를 만나고,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괴하고도 치열한 여정을 시작한다.

 

티아는 자신이 웨이랜드-유타니(Weyland-Yutani)사의 합성인간임을 밝히며 덱에게 “내가 당신에게 유용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덱은 냉정하게 “내가 너를 도구로 쓰겠다”고 대답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두 존재는 서로에게 영향받고 변화한다. 티아는 단순히 개그적 존재나 병기에 머무르지 않고, 안드로이드이면서도 ‘감정’과 ‘공감’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그녀는 잃어버린 자매 로봇을 찾는 여정을 거치면서 ‘아마도 나만이 감정을 느끼는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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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가 공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에서 엘르 패닝의 장면을 보여준다. (20th Century Studios/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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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가 공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의 한 장면으로, 엘르 패닝(Thia 역, 좌측)과 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Dek 역)가 등장한다. (20th Century Studios/디즈니)

 

 

 

엘르 패닝의 연기는 단순히 신체의 분리를 표현하는 기계적 퍼포먼스가 아닌, 유머와 슬픔이 뒤섞인 복합적 감정을 보여준다. 그녀의 상체와 하체가 따로따로 움직이다가 합쳐지는 장면에서는 영화적 과장이 극대화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티아가 겪는 고독과 투지는 놓치지 않는다. 덱을 연기한 Dimitrius Schuster‑Koloamatangi 역시 프레데터 특유의 분장을 입고 있지만, 그의 감정이 때때로 어린아이처럼 드러나며 캐릭터의 이면을 보여준다.

 

다만 이 작품은 고전 프레데터 영화들처럼 인간과 외계 사냥꾼 간의 대립이 아니라, 외계인 내부의 권력·명예·유대감이라는 틀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사들도 기존 ‘우주의 악당’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실패는 곧 죽음이다.” 혹은 “감정은 약점이다.” 같은 문구들이 등장한다. 이 단조로운 어조가 일부 관객에게는 비판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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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가 공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에서 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의 장면을 보여준다. (20th Century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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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튜디오가 공개한 이 이미지는 영화 프레데터: 배드랜즈에서 엘르 패닝의 장면을 보여준다. (20th Century Studios/디즈니)

 

 

 

결국 ‘프레데터: 배드랜즈’는 잔혹하고 기괴한 액션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 틈새에 인간다움과 기계성 사이의 균열을 담아낸다. 반쪽이 된 안드로이드와 추방된 사냥꾼이 서로를 알아가며 만들어가는 이상한 우정은, 플롯의 과장을 넘어 감정적인 울림을 남긴다. 보스턴에서는 대표 상영관인 AMC Boston Common 19(175 Tremont Street, Boston MA 02111) 등에서 IMAX, 레이저, 실감형 포맷으로 상영 중이다. 

 

관람을 고려한다면 이처럼 프리미엄 스크린을 확보한 상영관을 선택하면 몰입감이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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