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미 키멀의 방송이 보수 진영의 압박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수백 명 스타들의 ‘표현의 자유’ 지지와 여론 반발 속에 디즈니가 다시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상단 왼쪽부터 벤 애플렉, 제니퍼 애니스톤, 로버트 드 니로, 셀레나 고메즈, 톰 행크스가, 하단 왼쪽부터 네이선 레인, 린 마누엘 미란다, 플로렌스 퓨, 메릴 스트립, 케리 워싱턴.
지미 키멀 파문, ‘표현의 자유’ 전면전으로 번지다
430명 스타 집단 서명…디즈니는 중단 1주일 만에 방송 복귀 선언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의 톱스타 430여 명이 미국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는 미국 방송사 ABC가 인기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Jimmy Kimmel)의 프로그램을 돌연 중단한 데 대한 항의이자, 언론·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자유발언권 논쟁의 중심 사건으로 떠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9월 22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공개 서한을 발표했고,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 벤 애플렉(Ben Affleck), 제니퍼 애니스턴(Jennifer Aniston), 머릴 스트립(Meryl Streep), 톰 행크스(Tom Hanks),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등 수많은 배우와 코미디언, 연출가, 작가들이 여기에 서명했다. 이 서한은 “이번 사태는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 어두운 순간(dark moment)”이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누구의 목소리도 권력에 의해 침묵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는 지난주 논란 속 중단 이후 이번 주 화요일 밤 ABC에서 다시 방송된다. CBS 뉴스 특파원 그웬 바움가드너(Gwen Baumgardner)가 보도하며, 이어 버라이어티(Variety) 수석 TV 에디터 브라이언 스타인버그(Brian Steinberg)가 이에 대해 논의한다.(CBS 뉴스)
논란의 발단은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 사건을 다루던 키멀의 방송에서 비롯됐다. 키멀은 지난 9월 15일 방송에서 “MAGA 집단이 범인을 자기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대응을 조롱하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브렌던 카(Brendan Carr)가 “국민을 오도하는 발언”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고, 미국 최대 방송사 지주회사 넥스타(Nexstar)와 신클레어(Sinclair)가 자사 계열국에서 해당 프로그램 방영을 거부했다. 결국 모기업 월트디즈니(The Walt Disney Company)는 지난주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의 무기한 중단을 발표했다.
BBC는 ABC의 결정 배경에 트럼프 행정부와 방송 규제기관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지적을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키멀의 방송 중단을 “마땅한 조치”라며 환영했고, 방송사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해 정치적 개입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민주당 지명 FCC 위원 안나 고메즈(Anna Gomez)는 “표현을 억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고,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조차 카 위원장의 발언을 “위험천만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ABC의 대표 토크쇼 ‘더 뷰(The View)’ 진행진도 이 사안을 공개적으로 다뤘다. 우피 골드버그(Whoopi Goldberg)는 방송에서 “누구도 우리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다”며 “헌법 수정 제1조는 권력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디즈니는 22일 밤 성명을 내고 “민감한 시점에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방송을 일시 중단했다”며 키멀과의 대화를 거쳐 23일 화요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다만 “일부 발언은 시기상 부적절하고 민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방송사 경영과 정치적 압력,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얽힌 복잡한 갈등으로 확대됐다. 넥스타는 62억 달러 규모의 테그나(Tegna) 인수 계약에 규제 승인 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키멀 방송 중단을 단행했고, 신클레어 역시 “지역사회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며 방영을 중단했다. 이처럼 방송사와 정치권의 이해가 얽히면서 논쟁은 연예계뿐 아니라 워싱턴 정치 전반으로 번졌다.
공개 서한에는 오스카 후보에 오른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 배우 페드로 파스칼(Pedro Pascal), 케빈 베이컨(Kevin Bacon), 코미디언 데이비드 크로스(David Cross) 등도 참여했다. 드라마 ‘로스트(Lost)’의 공동 제작자인 데이먼 린델로프(Damon Lindelof)는 “방송이 복귀하기 전까지 디즈니와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전 디즈니 CEO 마이클 아이즈너(Michael Eisner)도 “리더십은 어디로 갔나”라며 키멀을 옹호했다.
지미 키멀은 2003년부터 20년 넘게 심야 토크쇼를 진행해온 미국 방송계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프로그램 중단을 넘어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으며, 그의 방송 복귀는 향후 미국 미디어 환경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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