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청소년 배우들이 전쟁 속 어린이들의 편지와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을 뉴햄프셔에서 준비하며, 전쟁이 남긴 상처와 희망의 메시지를 무대에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뉴잉글랜드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되며, 모든 수익은 구호단체 ‘Common Man for Ukraine’를 통해 전쟁 피해 아동 지원에 사용된다.
전쟁 속 아이들의 목소리, 뉴햄프셔 무대에 오르다
우크라이나 청소년 배우들, 전쟁의 상처 담은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 준비
우크라이나 청소년 배우들이 미국 뉴햄프셔(New Hampshire)에 도착해 전쟁 속 어린이들의 경험을 담은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 리허설에 한창이다. 이 작품은 아이들이 직접 쓴 편지와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돼, 전쟁이 남긴 상처와 세대를 이어갈 트라우마를 예술로 전한다.
New Hampshire Public Radio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연의 연습은 뉴햄프셔 뉴버리(Newbury)의 한 헛간에서 진행되고 있다. 무대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부모와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를 낭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작품 제작은 지역 자선단체 ‘Common Man for Ukraine’이 맡았다. 이 단체는 뉴햄프셔 주민들이 설립했으며, 창립자인 알렉스 레이(Alex Ray, Common Man 레스토랑 창립자)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식량과 구호품을 전달하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폴란드에서 월례 치유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뉴햄프셔(New Hampshire)에서 진행된, 전쟁 속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 리허설 장면.
공동 설립자 수잔 매서슨(Susan Matheson)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선에서 직접 만난 아이들이 겪는 현실은 상상 이상”이라며 “이 아이들이 평생 안고 살아갈 전쟁의 상흔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컬의 출발점은 이 치유 캠프에서 진행된 글쓰기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에게 편지를 쓰며 전쟁 속 삶을 기록했는데, 이 편지들이 공연의 토대가 됐다.
이 아이디어를 무대로 옮긴 이는 전 플리머스 대학교(Plymouth University) 연극 교수 트리시 린드버그(Trish Lindberg)다. 그는 “편지를 읽다 보면 반복되는 주제가 보인다”며 “‘전쟁만 아니었으면’이라는 메시지를 노래로 만들었고, 부모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Beyond the Veil’ 같은 곡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린드버그의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으며, 단체의 지원으로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출연진은 치유 캠프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각자 겪은 전쟁의 경험을 무대에 담고 있다.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 배우들이 자신의 경험과 전쟁 속 이야기를 인터뷰하며 감정을 나누는 모습.
18세 배우 소피아 코피트코(Sofiia Kopytko)는 키이우(Kyiv) 출신으로 “매일 밤 폭발이 일어날지, 아침에 무사히 눈을 뜰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공연에서 친구 아리나 야치우크(Arina Yatsiuk)의 비극적 사연을 전한다. 아리나는 2022년 3월 러시아군의 총격으로 부모를 잃고 납치됐으며, 몇 년 뒤 벨라루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코피트코는 “그녀가 마지막 순간에 어떤 고통을 겪었을지 상상조차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배우 타이시야 흐리호로바(Taisiia Grygorova, 19)는 하르키우(Kharkiv) 출신으로, 전쟁 발발 이후 공황발작을 겪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는 특히 여섯 살 동생을 걱정한다. “동생은 평화로운 삶을 기억하지 못한다. 폭발음을 들으면 미사일인지 드론인지 구분할 줄 안다. 여섯 살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흐리호로바는 현지 연극 그룹을 통해 또래들과 교류하며 고립감을 극복하려 노력했고, 이번 공연 또한 그녀에게 치유의 과정이 되었다. “이건 일종의 심리극이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다시 경험하며 조금이나마 상처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 활동을 넘어 문화 교류의 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은 기부자가 제공한 별장에서 머물며, 지역 주민들이 준비한 식사를 함께 나누고 뉴햄프셔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흐리호로바는 “이곳에서의 일상이 우리의 마음을 훨씬 밝게 만든다.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구호 및 자선 단체 ‘Common Man for Ukraine’ 페이스북에 공개된,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 공연과 관련한 행사 포스터.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에 식량과 구호품을 전달하고, 부모를 잃은 아동을 위한 치유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뮤지컬 ‘Voices from Ukraine’은 8월 20일 메인 주 요크(York, Maine) 세인트 조지 성공회 성당(St. George’s Episcopal Church)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21일 뉴햄프셔 콘코드(Concord, NH) 사우스 콩그리게이셔널 처치(South Congregational Church UCC), 22~23일 버몬트 벌링턴(Burlington, VT) 퍼스트 유니테리언 유니버설리스트 소사이어티(First Unitarian Universalist Society of Burlington), 24일 뉴햄프셔 뉴버리(Newbury, NH) 존 헤이 에스테이트(The Fells)와 매사추세츠주 뉴턴(Newton, MA) 라셀 대학교 야마와키 아트 & 컬처럴 센터(Lasell University, Yamawaki Art & Cultural Center), 같은 날 저녁 보스턴(Boston, MA) 세인트 앤드류 우크라이나 정교회(St. Andrew Ukrainian Orthodox Church)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공연 수익금 전액은 ‘Common Man for Ukraine’의 구호 활동에 사용된다. 티켓은 온라인(givebutter.com/VoicesFromUkraine)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는 20~35달러 이상의 기부로 입장 가능하다. 공연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기부를 통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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