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후, 다시 찾아온 분노의 감염 - 좀비가 된 영국 그 속에서 자라는...

by 보스톤살아 posted Jul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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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8년 후(28 Years Later)’는 바이러스에 고립된 영국에서 살아남은 한 소년의 여정을 통해, 감염과 고립, 성장이라는 주제를 아이폰 촬영 기법과 함께 실험적으로 풀어낸 좀비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작이다.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28년 후(28 Years Later)'의 한 장면으로, 왼쪽부터 아론 테일러-존슨(Aaron Taylor-Johnson)과 알피 윌리엄스(Alfie Williams)가 등장한다. (사진: 소니 픽처스)

 

 

 

 

 

28년 후, 다시 찾아온 분노의 감염

- 좀비가 된 영국, 그 속에서 자라는 소년의 성장기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감독이 돌아온 좀비 프랜차이즈 신작,

이번엔 브렉시트 이후 격리된 영국에서 벌어지는 묵직한 은유

 

 

 

 

 

2002년 대니 보일(Danny Boyle)의 디스토피아 스릴러 ‘28일 후(28 Days Later)’는 시대를 앞서간 두 가지 흐름을 예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나는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또 하나는 전통적인 느린 좀비를 대체한, 전력질주하는 감염자라는 새로운 공포였다. 여기에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의 출세작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28일 후’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닌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 기능했다. 그리고 이제,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 신작 ‘28년 후(28 Years Later)’가 개봉했다. 이번 작품에는 다시 감독 보일과 각본가 알렉스 갈런드(Alex Garland)가 참여했으며, 코로나19라는 현실의 팬데믹을 겪은 이후 재조명되는 ‘분노 바이러스(Rage Virus)’의 세계를 다룬다.

 

 

영화 ‘28일 후(28 Days Later)’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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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8일 후(28 Days Later)’ 포스터.

 

 

 

놀랍게도 ‘28년 후’는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Brexit)를 중심에 놓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해 고립된 영국은 유럽 대륙과 완전히 단절된 ‘검역 국가’로 설정되며, 그 안의 생존자들은 동북부 해안의 외딴 섬 홀리 아일랜드(Holy Island)에서 살아간다. 섬과 육지를 잇는 돌다리는 썰물일 때만 드러나며, 이 지역은 마치 중세시대로 회귀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감시탑, 활과 화살, 자급자족하는 공동체는 SF보다는 전설적인 서사시처럼 느껴진다.

 

관객은 12살 소년 스파이크(Spike)(알피 윌리엄스, Alfie Williams)의 시선을 따라 이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스파이크는 사냥꾼 아버지 제이미(Jamie)(아론 테일러-존슨, Aaron Taylor-Johnson)와 병든 어머니 아일라(Isla)(조디 코머, Jodie Comer)와 함께 살아간다. 아버지는 자신이 생존의 기술을 전수할 기사처럼 행동하며, 아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감염자(Infected)’를 사냥하는 데 나선다. 그러나 스파이크는 점점 자신이 자라고 있는 환경과 어른들의 세계에 회의를 품기 시작하고, 어머니의 상태를 고치기 위해 ‘미친 의사’라는 소문이 도는 인물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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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28년 후'의 한 장면으로, 왼쪽부터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와 조디 코머(Jodie Comer)가 함께 등장한다. (사진: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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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28년 후'의 한 장면으로, 위쪽에 아론 테일러-존슨, 아래쪽에 알피 윌리엄스가 등장한다. (사진: 소니 픽처스)

 

 

 

여정에서 그들이 만나는 인물들은 묘하게 과장되면서도 상징적이다. 의사 역은 랄프 파인즈(Ralph Fiennes)가 맡아 오렌지색 옷을 입고 등장하며, 해안에 추락한 나토(NATO) 병사 역은 에드빈 리딩(Edvin Ryding)이 연기한다. 조디 코머는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아들을 “아빠”라고 부르는 엄마로서, 다소 기괴하면서도 슬픈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설정은 ‘감염자’들의 속도 변화다. 이전에는 모두가 올림픽 선수처럼 달렸지만, 이제는 일부는 여전히 날쌔고, 일부는 ‘슬로-로우(Slow-Lows)’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기어 다니며 벌레를 뒤지는 수준까지 퇴화했다.

 

‘28년 후’는 단순한 오락물로서의 재미를 넘어, 죽음에 대한 성찰, 영웅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혼란 속에서 자라나는 소년의 성장이라는 정서를 품고 있다. 구조적으로는 파편적이고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점도 있지만, 대니 보일 특유의 고집과 실험정신은 이번에도 강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번 영화는 대부분 아이폰(iPhone)으로 촬영되었는데, 이는 ‘28일 후’에서 디지털 영상 촬영을 혁신적으로 도입했던 보일과 촬영감독 앤서니 도드 맨틀(Anthony Dod Mantle)의 연장선이다. 그 결과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 극단적인 감정, 불안정한 구도가 반복되며, 기존의 여름 블록버스터들과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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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28년 후'의 한 장면으로, 왼쪽부터 알피 윌리엄스와 랄프 파인즈가 함께 등장한다. (사진: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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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가 공개한 이 사진은 영화 '28년 후'의 한 장면으로, 왼쪽부터 아론 테일러-존슨과 알피 윌리엄스가 함께 등장한다. (사진: 소니 픽처스)

 

 

 

‘28년 후’는 이 시리즈의 종착지가 아니다. 이미 후속편 ‘28일 후: 본 템플(28 Days Later: The Bone Temple)’이 니아 다코스타(Nia DaCosta) 감독 연출로 촬영을 마쳤고, 보일은 이번 영화가 새로운 3부작의 시작이 되길 바라고 있다. 감염과 분노, 격리와 불신, 그리고 생존이라는 주제는 오늘날의 세계와 여전히 너무도 잘 어울리기에, 이 시리즈는 끝나지 않을 듯하다.

 

‘28년 후’는 미국 내 극장에서 현재 상영 중이며, 보스턴 지역에서는 AMC 보스턴 커먼 19(AMC Boston Common 19), 켄모어 극장(Kenmore Theatre), 쿨리지 코너 시어터(Coolidge Corner Theatre) 등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부 상영관에서는 심야 상영과 아이폰 촬영 기법에 대한 특별 토크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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