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3월 11일 월요일, 시카고의 한 소매점에 구인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실업수당 늘었지만 해고는 적다”
미국 고용시장, 관세 위기 속 버틴다
트럼프 관세정책 제동에 경제 불안감 확산… 주간 실업수당 24만 건 급증
미국 내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고용시장 상황은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5월 24일로 끝나는 주간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5월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주 대비 1만4,000건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2만6,000건을 웃돌았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해고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2020년 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 수치는 대체로 20만~25만 건 사이의 안정적인 범위에 머물러 왔다. 이번 발표 수치 역시 해당 범위 안에 있어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부에 따르면 5월 17일 기준으로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미국인은 총 192만 명으로, 전주보다 2만6,000명 증가했으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반면 4주 평균 청구 건수는 23만750건으로 소폭 감소해 장기적인 고용 흐름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통계가 발표되기 전날인 5월 28일, 미국 금융시장에는 잠시 안도감이 돌았다. AP통신의 5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연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긴급 권한을 이용한 대규모 수입품 관세 부과를 제동 걸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에 제동을 건 셈으로, 그간 해당 관세 정책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했고, 무역 파트너의 반발과 함께 물가 상승 우려를 키워온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즉각 항소장을 제출했고, 최종적으로는 연방대법원이 이 사안을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백악관이 관세 정책을 일시 중단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수입세를 대폭 인상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 시도해왔다. 동시에 연방 정부 인력의 대규모 감축도 추진했지만, 다수의 관련 정책은 법원과 의회의 제동에 부딪힌 상태다. 기업들은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산 제품을 서둘러 들여오는 등 선제 조치를 취해왔고, 이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추정치보다 소폭 상향된 수치지만, 수입 급증이 성장률을 억제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해 4.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재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례적인 조합”이라며 “관세 정책이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17만7,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고, 실업률은 4.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용 지표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다만 올해 들어 일부 대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워크데이(Workday), 다우(Dow), CNN, 스타벅스(Starbucks),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그리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 등이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고는 아직까지 노동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최근 실업수당 청구 건수의 증가와 일부 기업들의 인력 감축 발표는 미국 고용시장에 일정 부분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견고한 고용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향후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소비자 심리, 기업 투자,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동시장에도 중장기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