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도토리 대풍년' 현상, 보스톤의 거리도 도토리 천지!

by 보스톤살아 posted Nov 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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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도토리 대풍년' 현상, 보스톤의 거리도 도토리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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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 단풍과 함께 도토리가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올해 보스톤을 포함한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지역에서는 예년과는 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가을을 맞이한 거리와 공원, 그리고 주택가 정원은 마치 도토리 카펫을 깔아 놓은 듯이 수많은 도토리들로 덮여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도토리가 많이 떨어지는 것을 넘어, 자연의 생태학적 주기에 따른 일종의 '마스트 해(Mast Year)'라는 특별한 현상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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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트 해(Mast Year)란 무엇인가?

참나무는 자연적으로 일정한 주기를 두고 '마스트 해'를 겪습니다. 마스트 해란 참나무가 한 해 동안 특별히 많은 양의 도토리를 생산하여 떨어뜨리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는 대략 2~5년 간격으로 나타나며, 이번 해인 2024년이 보스톤 지역에서는 붉은 참나무가 유난히 풍성한 도토리를 생산한 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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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은 참나무가 생존을 위한 독특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많은 도토리가 일시에 떨어지면 도토리를 먹이로 삼는 다람쥐나 청설모와 같은 동물들이 다 먹어치울 수 없는 양이 됩니다. 이렇게 남아있는 도토리는 다음 해에 싹을 틔우며 참나무 개체군이 유지될 수 있게 돕습니다. 과학자들은 나무들이 이와 같은 주기를 동기화하는 방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기 중 화학 신호나 뿌리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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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보스톤의 거리와 공원은 떨어진 도토리들로 인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널린 도토리들은 차를 운전할 때 소음을 유발하고, 보행자들에게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각 주택의 정원에서도 도토리 씨앗이 내년 봄에 새싹을 틔울 가능성이 높아 청소가 필수적입니다. 도토리의 대량 생산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가을철 청소의 부담을 더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연이 주는 풍성한 수확을 체감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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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풍성한 해가 추운 겨울을 예고한다는 속설이 있긴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습니다. 마스트 해는 주로 나무가 자신의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대량의 씨앗을 생산할 준비가 되었을 때 발생하며, 과거의 기후 조건이 영향을 미칠 뿐, 미래의 겨울 날씨를 예측하는 지표는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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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스톤을 비롯한 매사추세츠 지역에서는 도토리의 풍성한 수확으로 인해 지역 동물들의 먹이 공급량이 풍부해졌고,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자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마스트 해는 자연이 어떻게 주기적으로 자신을 유지하고, 다양한 생물종들과 공존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번 가을, 보스톤에 거주하는 분들은 도토리를 조심하면서 자연의 신비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