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 아동 45만 명 전수조사… '아동 보호' 명분 속 이민자 단속 논란

by 보스톤살아 posted May 02, 2025 Views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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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아동 보호'를 명분으로 부모 없는 이민 아동 45만 명에 대한 전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민자 단속 강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안보부 차량(오른쪽)이 보스턴의 모클리 연방 법원 밖에 주차되어 있다. 2023년 4월 19일.

 

 

 

 

 

트럼프, 이민 아동 45만 명 전수조사…

'아동 보호' 명분 속 이민자 단속 논란

 

DNA 검사부터 가택방문까지… "진짜 목적은 추방 감시망 구축"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 행정부가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 재임 중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부모 없는 이민 아동 약 45만 명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다기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조치는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연방수사국(FBI),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등 연방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조사로, 아동의 현재 거주 상황과 보호자 정보를 전수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AP통신의 2025년 5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이번 조치가 아동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몇 년 사이 국경 위기 속에 미국에 들어왔으며, 이후 부모, 친척, 지인 등 성인 후원자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러나 후원자 검증 절차가 미흡했던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아동 학대나 인신매매 등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 점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과테말라 출신 14세 소녀의 사례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거짓 주장하며 후원자 자격을 획득했고, 이후 성범죄로 기소되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남성은 현재 불법 입국 유도 및 신분도용 혐의로 연방 검찰의 추가 기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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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아동 이주자들이 더 큰 이주자 집단과 함께 멕시코 치아파스주 타파출라를 지나며 미국 국경에 도달하려 시도하고 있다.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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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는 미국 구금 중인 두 살배기 마이켈리스 에스피노사의 사진이 표시되어 있다. 그의 부모는 각각 강제 추방되었다. 이는 2025년 5월 1일 목요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친정부 노동절 집회 이후의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 각지에서 가정 방문, 대면 인터뷰, 생체인식 정보 수집, DNA 검사, 소득 증명 요구 등 고강도의 조사를 시행 중이다. 2023년부터 제기된 민원은 약 6만 5천 건에 달하며, 올해에만 약 450건이 연방 수사기관으로 이첩되었다. 최근 두 달 사이에는 100명가량의 아동이 후원자로부터 격리되어 연방 정부 보호시설로 다시 이송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아이들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조사 의지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내각 회의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도 “아이들을 찾는 중”이라며 해당 조치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민 아동 권리 단체들은 이번 조사가 명백한 이민 단속 확대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연방 무장 요원들이 어린이와 후원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신분 확인과 문답을 수행하는 방식에 대해 “아동의 안위를 위한다는 명분과는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와이 코나(Kona)에선 이미 두 가족이 추방당했고, 북버지니아와 오마하(Omaha) 등에서도 무장 요원 방문 사례가 확인됐다. 변호사 줄리아 크라인(Julia Cryne)은 “정부는 이 조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아동이 아닌 가족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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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들이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두 개의 국경 장벽 사이를 불법으로 넘은 뒤 망명 신청을 기다리며 국경순찰대 밴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1월 21일 화요일, 샌디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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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 권리 옹호자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집행·추방 작전국 사우스 플로리다 사무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이민 단속 관련 기자회견 이후 벌어진 일이다. 2025년 5월 1일, 플로리다주 미라마.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후원자 시스템의 구조를 대폭 변경해왔다. 후원 신청자는 지문 채취, DNA 검사, 소득 증명 등 까다로운 서류를 요구받고 있으며, 일부 서류 미비 후원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 동시에, 가장 취약한 아동을 돕던 연방 법률 지원 예산은 삭감되어 유아나 유치원생조차 변호 없이 심사에 임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 감찰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문제 개선을 위해 훈련·모니터링·기술 강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수십만 명의 아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 부모, 조부모, 삼촌, 이모 등과 재회해 안정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이민 아동 권익 센터의 정책국장 메리 밀러 플라워스(Mary Miller Flowers)는 “정당한 보호자와 지내는 아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부모와 재회한 아동의 가정까지 추방 대상으로 만들면 오히려 아동에게 해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아동 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불법 체류 이민자 색출이라는 보다 정치적인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아동의 복지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무장한 요원의 가택 방문보다는 후원자의 정착 지원과 실효성 있는 보호 시스템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아이들을 지킨다'는 말이 이민자 가족의 불안과 해체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더 많은 논의와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한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