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이나 희귀광물 협정 체결… '자원 외교'로 전쟁 지원 명분 마련

by 보스톤살아 posted May 01, 2025 Views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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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희귀광물 접근권과 군사지원 지속을 핵심으로 한 10년간의 투자 협정을 체결하며 자원 외교를 통해 전쟁 지원의 명분을 강화했다. 2025년 2월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미국-우크라이나 희귀광물 협정 체결,

'자원 외교'로 전쟁 지원 명분 마련

 

트럼프 행정부, 10년 투자 협정으로

광물 확보 및 군사지원 지속 기반 구축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5월 1일 워싱턴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재투자 펀드(United States-Ukraine Reinvestment Fund)’ 설립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귀 광물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이번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롭고 주권을 지닌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평화 프로세스를 중시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러시아에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도 이날 밤 NewsNat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론적으로 우리는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우크라이나로부터 얻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어리석게 보이지 않기 위해선 뭔가 되돌려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체결 (AP 유튜브 채널)

 

 

 

이번 협정은 수개월 간의 물밑 협상 끝에 타결됐다. 지난 3월에는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JD Vance)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한 긴장된 회동에서 협정이 무산될 위기도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포기하지 않아 전쟁을 끝낼 수 없는 사람”이라며 비판했으나,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키이우에 대한 공습은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입장을 다소 유연하게 바꿨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정을 미국의 군사지원 지속을 보장받을 수 있는 중대한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데니스 슈미할(Denys Shmyhal)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번 협정은 투자 파트너십 펀드를 창설하는 전략적 합의이자, 양국 간 평등하고 건전한 국제 투자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율리야 스비리덴코(Yulia Svyrydenko) 우크라이나 경제장관도 협정 서명을 위해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미국과 함께 글로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펀드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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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2일 촬영된 우크라이나 중부 키로보흐라드 지역의 계곡 내 노천 일메나이트(철티탄석) 광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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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6일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번 협정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온 희귀 광물 자원 확보의 일환으로, 20여 종 이상의 핵심 자원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풍부한 티타늄, 우라늄, 리튬, 흑연, 망간 등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자원은 항공기 제작, 원자력 발전, 의료기기, 무기,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며,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은 안정적인 접근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국가안보와 첨단산업 공급망 차원에서도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초기 협정 초안이 제시됐을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에 유리하게 편중된 구조라며 반발했고, 이에 따라 협정 내용은 조정됐다. 최신 합의안은 양국이 10년간 동등하게 기여하는 공동 펀드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미국의 기여분은 향후 신규 군사지원만 해당되고 기존 지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과도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내각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제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휴전 논의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조건 없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몇 가지 쟁점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제안한 30일간의 전면 휴전을 사실상 거부하며, 우크라이나의 군 동원 중단과 서방의 무기 공급 중단을 전제로 삼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무조건 휴전을 수용한 것은 전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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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30일, 모스크바 포클론나야 언덕의 승리박물관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쟁은 여전히 격화되고 있다. 유엔 인권기구는 2025년 1분기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전년 동기 대비 약 900명 이상 증가해 2,641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4월 첫 3주간 민간인 피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24일 전면 침공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으며,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양측에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조속히 제출할 것을 촉구하며,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협상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협상을 지연시키며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협정은 군사적·외교적 갈등 한복판에서 미국이 실리를 확보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약속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이 협정이 실제 자원 개발과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종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