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검사, 이제 그만? 미국 14개 주만 의무화, 뉴햄프셔는 폐지 추진 중

by 보스톤살아 posted Ap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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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가 연례 차량 검사 제도의 전면 폐지를 추진하면서, 차량 검사의 필요성과 실효성, 그리고 이에 따른 안전성과 재정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자동차 검사, 이제 그만?

미국 14개 주만 의무화, 뉴햄프셔는 폐지 추진 중

 

뉴햄프셔, 연례 차량 검사 전면 폐지 법안 통과…매사추세츠는 변화 가능성 낮아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더 이상 매년 차량을 검사하지 않는다. 현재 매사추세츠(Massachusetts)를 포함해 단 14개 주만이 연례 안전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그중 매사추세츠, 뉴햄프셔(New Hampshire), 뉴욕(New York) 3개 주만이 안전성과 배기가스 검사를 매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도 바뀔 수 있다. CBS 보스턴(WBZ)의 2025년 4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뉴햄프셔 하원의회는 승용차 대상의 차량 검사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을 주도한 이는 하원의 부의장 스티븐 스미스(Steven Smith)다. 그는 공청회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오늘은 내 지역 유권자들을 위해 나서겠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연례 차량 검사, 이젠 끝낼 때일까? 뉴햄프셔 일부 의원들 “폐지해야” (CBS 보스턴 유튜브 채널)

 

 

 

스미스 부의장은 차량 검사가 실제로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검사 제도는 정비소와 주정부가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WBZ와의 인터뷰에서 “검사 제도를 없앤 주들에서도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사소 업주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차량 검사가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면서, 폐지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뉴햄프셔 주 콩코드(Concord)에 위치한 정비소 ‘카 닥터스(The Car Doctors)’의 소유주 조디 도코스(Jodie Docos)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보인다. 그는 “검사 제도를 없앤다고 해도 아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시스템이 과도하게 복잡하다고 말했다. 도코스는 차량의 내장 컴퓨터로 인해 양호한 상태의 차량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며, 전조등, 후미등, 와이퍼, 브레이크, 타이어 등 기본적인 안전 항목만을 점검하는 간소화된 제도로의 개편을 제안했다.

 

도코스는 “배기가스 관련 오류가 체크 엔진 경고등을 유발해 수백 달러 이상의 수리를 요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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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차량 안전 검사를 의무화한 주는 미국 내 14곳뿐이다. (CBS 보스턴)

 

 

 

이번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된다면, 뉴햄프셔는 차량 검사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최초의 주 중 하나가 된다. 그렇다면 문제 있는 차량, 예를 들어 전조등이 꺼진 차나 마모된 타이어를 가진 차량은 어떻게 관리될까? 당국은 경찰이 정기 순찰 중 이러한 차량을 직접 확인하고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뉴햄프셔 주 경찰은 이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경찰 병력이 이미 부족한 상황에서, 차량 검사로 걸러졌던 문제들을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매사추세츠에서는 이런 변화가 당분간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DCI 마케팅의 자동차 전문 편집자 크레이그 피츠제럴드(Craig Fitzgerald)는 매사추세츠가 차량 검사 제도를 폐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다만, 배기가스 검사 방식에 대한 일부 조정은 언젠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츠제럴드는 “경찰이 마모된 타이어를 보고 단속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SUV 차량 타이어를 한번 봐라. 반사될 정도로 닳은 타이어를 단 채 달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논란 뒤에는 언제나 그렇듯 ‘돈’이 있다. 차량 검사 제도는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 주정부에 상당한 재정 수입를 안겨준다. 검사소 운영자들도 이 제도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검사를 폐지하거나 개편하는 문제는 단순히 안전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뉴햄프셔 상원의 결정에 따라 미국 내 차량 검사 제도의 흐름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이 변화가 매사추세츠에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