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의 마르셀 휴(Marcel Hug)와 미국의 수재나 스카로니(Susannah Scaroni)가 각각 남녀 휠체어 부문에서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 우승을 차지하며, 50주년을 맞은 대회에 의미 있는 기록을 더했다. 스위스의 마르셀 휴(Marcel Hug)가 2025년 4월 21일 월요일, 보스턴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 남자 휠체어 부문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하고 있다.
보스턴을 지배한 바퀴들, 휴 8승·스카로니 2승
보스턴 마라톤 휠체어 50주년… 휴는 5연패 질주, 스카로니는 부상 딛고 완벽 복귀
2025년 4월 21일 열린 제129회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 휠체어 부문에서 스위스의 마르셀 휴(Marcel Hug)가 1시간 21분 3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여덟 번째 보스턴 마라톤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특히 보스턴 마라톤 휠체어 부문 공식 완주자 등장 5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휴의 5연패는 역사적인 의미를 더했다.
39세의 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시내 결승선을 여유롭게 통과하며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미국의 다니엘 로만척(Daniel Romanchuk)이 1시간 25분 58초로 2위를 기록했으며, 네덜란드의 예체 플랫(Jetze Plat)이 1시간 30분 16초로 3위를 차지했다.
레이스 초반 휴와 로만척은 약 6마일(약 9.6km) 동안 접전을 펼쳤지만, 중반을 넘어서며 휴는 약 3분간의 격차를 만들었고 이후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지난해 경기 도중 충돌 사고를 겪고도 우승을 차지했던 휴는 올해는 비교적 평탄한 컨디션 속에서 무난히 우승을 확정지었다.
여자 휠체어 부문에서는 미국의 수재나 스카로니(Susannah Scaroni)가 1시간 35분 20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스위스의 캐서린 더브루너(Catherine Debrunner)가 1시간 37분 26초로 2위, 마누엘라 샤르(Manuela Schär)가 1시간 39분 18초로 3위를 차지했다.
스카로니는 2023년에 첫 보스턴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2024년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복귀한 그녀는 18마일(약 29km) 지점에서 더브루너와의 격차를 40초까지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혔고, 완벽한 퍼포먼스로 두 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기온이 약 50도대 초반(화씨 기준, 약 섭씨 10~12도)의 맑은 아침에 시작되었으며, 좋은 날씨 덕분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충돌 사고나 예기치 못한 변수 없이 순조로운 레이스가 펼쳐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스턴 마라톤 4회 우승자 빌 로저스(Bill Rodgers)와 휠체어 마라톤 개척자 밥 홀(Bob Hall)이 2025년 4월 21일 월요일, 보스턴 마라톤 출발점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제129회 보스턴 마라톤의 공식 그랜드 마샬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휠체어 마라톤 부문 탄생 50주년을 맞아 상징적인 인물들이 다시 보스턴을 찾았다. 보스턴 마라톤 4회 우승자 빌 로저스(Bill Rodgers)와 휠체어 마라톤의 개척자 밥 홀(Bob Hall)이 대회 출발점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제129회 보스턴 마라톤의 공식 그랜드 마샬(grand marshal)로 선정되어, 대회의 역사성과 전통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밥 홀은 1975년 대회에서 최초로 휠체어로 완주하며, 이후 휠체어 마라톤을 공식 종목으로 만드는 계기를 마련한 인물이다.
이번 대회는 휠체어 레이스 5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를 맞아 세계적인 선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을 쓰며, 휠체어 마라톤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