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보스턴 마라톤은 미국 혁명 250주년과 함께 3만여 명의 참가자와 새로운 변화들 속에 개최된다. 2024년 보스턴 마라톤이 시작되며 프로 여자부 경기가 출발하는 모습.

 

 

 

 

 

250주년 혁명 기념일에 울려 퍼질 질주

- 2025 보스턴 마라톤, 그 모든 것

 

30,000명의 러너, 129개국 참가, 5,000만 달러 모금 목표…

올해 보스턴 마라톤은 더욱 특별하다

 

 

 

 

 

미국 독립전쟁의 시작을 알린 총성이 울린 지 250년이 되는 해, 보스턴은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한다. 2025년 패트리어츠 데이(Patriots’ Day), 전통적인 주 공휴일의 상징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이 올해 129회째 대회를 개최한다. 1897년 단 18명의 참가자로 시작한 이 대회는 이제 3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이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는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주 홉킨턴(Hopkinton)에서 시작해 보스턴(Boston) 도심까지 이어지는 26.2마일(약 42.2km)의 전통적인 코스를 그대로 따른다. 참가자 구성은 남성 18,168명, 여성 13,697명, 논바이너리(non-binary) 참가자 76명이며, 총 129개국 출신의 러너들이 함께 뛰게 된다. 매사추세츠 주민만 해도 4,606명이 참가해 지역사회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다.

 

 

보스턴 마라톤 - 2019 공식 코스 미리보기 (John Hancock 유튜브 채널) 보스턴 마라톤 코스는 매년 같은 길을 달리며, 이 일관성이 대회의 전통성과 상징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헬렌 오비리(Hellen Obiri)가 2024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결승선에서 케냐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2024년 보스턴 마라톤 남자 오픈 부문 우승자인 시사이 렘마(Sisay Lemma)와 여자부 우승자인 헬렌 오비리(Hellen Obiri)가 타이틀 방어를 위해 다시 출전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자선 프로그램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총 176개의 비영리단체를 위해 5,000만 달러(한화 약 683억 원)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하는 러너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 또 우승자와 각 부문 성적 우수자에게는 총 121만 4,5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오픈(Open)과 휠체어(Wheelchair) 부문에서는 코스 레코드 달성 시 5만 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현장에서 관람을 원하는 이들은 출발지인 홉킨턴이나 결승선이 있는 보일스턴 스트리트(Boylston Street)가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지만, 그만큼 혼잡할 수 있다. 보다 조용하게 응원하고 싶다면, 웰즐리(Wellesley)의 13마일 지점 근처 ‘스크림 터널(Scream Tunnel)’이나, 보스턴 칼리지(Boston College) 인근 뉴턴(Newton)의 ‘하트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 등이 좋은 선택지다. 특히 하트브레이크 힐은 마라톤 코스 후반부 네 개의 언덕 중 마지막으로, 러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점이다.

 

 

 

보스턴 마라톤 주요 지점 - 보스턴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선수들은 거리 표시 없이도 주요 랜드마크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여정을 따라 마주하게 될 대표적인 지점들.

 

 

 

 

브루크라인(Brookline)의 쿨리지 코너(Coolidge Corner)와 보스턴 켄모어 스퀘어(Kenmore Square) 일대는 관중들로 붐비는 곳으로,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제격이다. 결승선에서는 올해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미국 혁명 250주년을 기념해 보스턴 애슬레틱 협회(Boston Athletic Association, 이하 B.A.A.)는 오전 9시 30분에 특별 세리머니를 진행할 예정이며, 그 직후인 오전 10시 20분부터 결승점에 러너들이 도착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현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은 이들은 오전 4시부터 WCVB 채널 5를, 오전 9시부터는 ESPN에서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WBUR 라디오 및 웹사이트(wbur.org)와 SNS에서도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보안도 강화된다. 마라톤 루트 인근에서는 여행 가방, 대형 가방, 쿨러, 백팩, 어깨 가방, 의상, 드론, 폭죽, 무기, 인화물 등의 반입이 금지되며, 휴대 가방도 검색 대상이다. 행사장에서의 편안하고 안전한 관람을 위해 최소한의 소지품만 준비하는 것이 좋다.

 

 

201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코스를 달리는 선수들.

 

2024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도중, 뉴턴(Newton)의 하트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을 넘은 한 러너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24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러너들이 하트브레이크 힐(Heartbreak Hill)을 넘은 뒤 21마일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

 

 

 

날씨는 다행히 마라톤에 적합한 조건이다. 보스턴은 올봄 내내 비가 잦았지만, 대회 당일에는 흐림과 함께 영상 50도대(화씨)의 쾌적한 기온이 예상된다.

 

교통 상황은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당일, 마라톤 코스는 대부분 통제되며, 보스턴 도심에서 열리는 패트리어츠 데이 퍼레이드로 인해 추가 도로 폐쇄도 있다. 각 지역은 경기가 지나간 후 순차적으로 재개방될 예정이므로 사전에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스턴시는 대중교통, 도보 또는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MBTA(보스턴 대중교통국)의 코플리 역(Copley Station)은 하루 종일 폐쇄되며, 그린 라인(Green Line)의 사우스 스트리트(South Street), 켄트 스트리트(Kent Street), 세인트 메리 스트리트(Saint Mary’s Street) 역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지 않는다. 지하철과 커뮤터레일은 평일 스케줄로 운행되며, 대회 전후로 추가 열차가 편성된다. 다만, 자전거는 열차 반입이 금지된다. 버스는 토요일 일정으로 운행되며, 커뮤터레일에서는 10달러짜리 공휴일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1957년 우승 후 꾸준히 대회에 참여해온 78세의 앰비 버풋(Amby Burfoot).

 

여자 휠체어 부문에서는 미국의 수잔나 스카로니(Susannah Scaroni)가 1시간 27분 31초의 최고 기록으로 다시 돌아온다. 

 

 

 

러너를 직접 추적하고 싶다면, B.A.A. 레이싱 앱을 활용하면 된다. 앱에서는 모든 참가자의 실시간 위치, 코스 지도,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시작 시간은 다음과 같다: 오전 9시 6분 남자 휠체어, 9시 9분 여자 휠체어, 9시 30분 핸드사이클/듀오, 9시 37분 프로 남자, 9시 47분 프로 여자, 9시 50분 파라애슬레틱 부문, 10시부터 일반 참가자들이 네 개의 웨이브로 순차 출발한다.

 

올해 대회는 역대급 경쟁률로도 주목받는다. 예년보다 많은 지원자가 기준 기록을 충족하면서, B.A.A.는 무려 12,324명의 신청자를 탈락시켜야 했다. 올해 참가를 위한 커트오프 타임은 기준 기록보다 6분 51초 빠른 시간이 필요했다.

 

주목할 선수로는 케냐의 헬렌 오비리(Hellen Obiri)와 에티오피아의 시사이 렘마(Sisay Lemma)가 있다. 오비리는 올해 승리 시 1999년 파투마 로바(Fatuma Roba) 이후 처음으로 3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렘마는 2023, 2022년 우승자인 에반스 체벳(Evans Chebet)과 2024년 시카고 마라톤 우승자인 케냐의 존 코리르(John Korir)와 경쟁한다.

 

 

2016년 보스턴 마라톤 남자 휠체어 부문 출발 장면.

 

휠체어 부문 첫 공식 완주자인 밥 홀(Bob Hall)이 명예 마샬로 참여한다.

 

2018년 미국 여성으로는 33년 만에 우승한 데스 린든(Des Linden).

 

 

 

휠체어 부문에서는 7회 우승자인 스위스의 마르셀 휴그(Marcel Hug)가 다시 출전하며, 미국의 대니얼 로만척(Daniel Romanchuk)도 참가한다. 여자 휠체어 부문에서는 미국의 수잔나 스카로니(Susannah Scaroni)가 1시간 27분 31초의 최고 기록으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해 우승자였던 영국의 이든 레인보우-쿠퍼(Eden Rainbow-Cooper)도 참가한다.

 

또한, 올해는 휠체어 마라톤이 보스턴 마라톤에 도입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휠체어 부문 첫 공식 완주자인 밥 홀(Bob Hall)과 4회 우승자인 빌 로저스(Bill Rodgers)가 명예 마샬로 참여한다.

 

이 외에도 2018년 미국 여성으로는 33년 만에 우승한 데스 린든(Des Linden), 1957년 우승 후 꾸준히 대회에 참여해온 78세의 앰비 버풋(Amby Burfoot) 등이 주목된다. 연예계와 스포츠계 인사들의 참여도 이어지며, 올해는 "더 배철러(The Bachelor)" 시즌 25에 출연한 맷 제임스(Matt James)의 참가가 확정됐다. 과거에는 보스턴 브루인스의 제데노 차라(Zdeno Chara), 나스카 선수 대니카 패트릭(Danica Patrick), 드라마 "수퍼내추럴(Supernatural)"의 제러드 파다레키(Jared Padalecki) 등이 출전한 바 있다.

 

 

지난해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수여된 메달들.

 

 

 

마지막으로, B.A.A.는 올해 새로운 피니셔 메달을 공개했다. 기존의 반원 형태에서 벗어나, 유니콘 심볼을 원형 안에 중심에 배치하고 스폰서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로고는 보다 미묘하게 표현했다.

 

역사와 전통, 경쟁과 감동,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함께할 2025년 보스턴 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이야기가 모이는 거대한 무대가 될 것이다.